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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만들어 먹는 바삭하고 촉촉한 일본식 돈카츠

by dabog 2025. 9. 22.

돈카츠는 겉으로 보면 단순해 보입니다.

돼지고기, 밀가루, 달걀, 빵가루, 그리고 기름. 하지만 막상 집에서 도전해 보면 쉽지 않죠.

저 역시 수차례 실패했고, 주방이 기름 냄새로 가득 찬 날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결국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게 된 이유는, 바삭한 소리와 촉촉한 육즙이 주는 만족감 때문입니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바삭하고 촉촉한 일본식 돈카츠

 


첫 실패의 기억

2013년 첫 도전을 했습니다. 정육점에서 등심을 사와 기름 온도도 안 재고 그냥 넣어버렸죠.

겉은 금세 갈색으로 변했지만, 잘라보니 속은 붉게 남아 있었습니다.

그날 우리는 억지로 한입 먹고는 젓가락을 내려놨습니다.

결국 마저 익혔지만, 맛은 형편없었습니다. 이때 깨달았습니다. “겉모습만 믿으면 안 된다.”


작은 성공의 시작 (2014년 초)

2014년 2월, 마트에서 산 저가형 온도계를 처음 사용했습니다.

160도로 맞춰 4분 정도 튀긴 뒤 마지막에 175도로 올려 바삭하게 마무리했더니, 안은 촉촉하고 겉은 제대로 바삭해졌습니다.

남편이 맛을 보더니 “괜찮네”라고 했는데, 돈까스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더 기억에 남습니다.


빵가루의 비밀

일반 빵가루를 썼을 땐 튀김옷이 눅눅하고 무거웠습니다.

몇 달 뒤 작은 아시안 마트에서 일본식 판코를 발견했는데, 눈처럼 가벼운 입자가 튀김옷을 한층 바삭하게 만들었죠.

하지만 저는 처음에 힘껏 눌러 붙였다가 튀김옷이 딱딱하게 굳어 실패했고,

그다음엔 거의 누르지 않아 기름 속에서 반쯤 날아가 버렸습니다.

아직도 딱 맞는 압력을 찾는 게 숙제입니다.


기름과 안전 문제

튀김은 늘 긴장됩니다. 어느 날엔 빵가루가 튀어 손목에 작은 화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USDA는 돼지고기를 섭씨 63도까지 익히면 안전하다고 안내합니다(usda.gov).

예전엔 겁이 나서 75도까지 익혔지만, 그 결과 고기는 퍽퍽했습니다.

이제는 온도를 믿고 적당히 익혀 휴지 시간을 주는 방식을 씁니다.
또 WHO는 사용한 기름을 오래 두지 말라고 권장합니다(who.int).


소스와 곁들임

소스는 늘 고민거리입니다.

케첩과 간장, 설탕, 사과를 섞었다가 너무 달아 실패했고, 우스터소스만 썼더니 밍밍했습니다.

결국 일본 불독 소스를 참고해 (bulldog.co.jp) 과일과 야채의 단맛을 조금만 살리고 짭짤함을 보완하는 쪽으로 조율했습니다.

그래도 매번 비율이 달라집니다.
돈카츠 옆에는 얇게 썬 양배추와 밥, 그리고 레몬 조각이 빠질 수 없습니다.

양배추는 기름진 맛을 잡아주고, 레몬은 전체 풍미를 밝게 해 줍니다.


지금의 루틴 (완벽하진 않지만)

  1. 돼지고기 등심을 1.5cm 두께로 준비하고, 가장자리에 칼집을 넣습니다.
  2. 소금과 후추로 간한 뒤, 밀가루 → 달걀 → 판코 순으로 입힙니다.
  3. 기름을 160도로 맞춰 4분 정도 튀기고, 마지막 1분은 175도로 올려 바삭하게 마무리합니다.
  4. 기름에서 건져 철망에 두어 기름기를 빼고 3분간 휴지 시킨 뒤 썰어냅니다.

이렇게 해도 때때로 겉이 너무 빨리 타거나, 고기가 살짝 건조할 때가 있습니다. 매번 조금씩 다르죠.


계속 도전하는 이유

솔직히 아직도 돈카츠는 매번 똑같이 잘 되진 않습니다.

어떤 날은 튀김옷이 들뜨고, 또 어떤 날은 소스가 마음에 안 듭니다.

하지만 가족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볼 때, 늦은 밤 혼자서 먹은 바삭한 한 조각이 주는 위안.

그게 저를 계속 주방으로 불러냅니다.


핵심 정리

  • 기름 온도는 눈대중이 아니라 반드시 온도계를 쓰자.
  • 판코는 필수, 빵가루는 대체 불가.
  • 소스는 정답이 없다, 매번 조율하는 재미가 있다.
  • 기름은 오래 쓰지 않는다. 건강과 맛을 위해 필수.
  •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다.